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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XG 'NEW DNA' 앨범 리뷰 (XG, TRACK REVIEW, 총평)

by cheers100 2023. 11. 22.

 

출처 'XG 공식 인스타그램'

 

 

 

'XG' 

 

XG는 2022년 3월 18일, 한국을 거점으로 데뷔한 7인조 걸그룹으로, 일본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에이벡스 그룹이 설립한 한국 법인 'XGALX' 소속이다. 멤버 전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흥미롭게도 아직 일본 내에서는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독특한 활동 경로를 걷고 있다. 현재는 주로 글로벌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튜브 구독자 수가 236만 명을 넘길 정도로 특히 해외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처음 XG를 접하게 된 계기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면서였다. 단순히 퍼포먼스나 외형적인 측면을 넘어, 음악 자체의 퀄리티와 프로덕션의 완성도가 뛰어나 눈길을 끌었다. 힙합과 R&B를 중심으로 한 사운드, 세련된 연출, 과감한 콘셉트는 기존의 K-POP 걸그룹과는 다른 독창적인 감각을 선보인다.

그동안 꾸준히 싱글 앨범을 발표해오던 XG는 드디어 올해 9월, 첫 번째 미니 앨범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아티스트로서의 서사를 시작했다. 이번 앨범은 단순한 ‘데뷔 후 첫 미니 앨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음악과 비주얼, 메시지의 방향성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으며, 각 트랙마다 팀이 지닌 음악적 세계관이 짜임새 있게 녹아 있다.

‘XG만의 색깔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 대답은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대 위에서 스스로를 증명하고, 음악을 통해 경계를 허무는 이들의 행보는 시작에 불과하다. 글로벌 씬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는 XG의 도전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XG 'NEW DNA' 앨범

 

 

 

 

TRACK REVIEW 

 

 

1. HESONOO 

 INTRO 를 담당하는 트랙이라 노랫말이나 가사는 없다. 
그러나 앨범 첫 트랙의 역할을 톡톡히 보여준다.  속도의 고조를 나타내는 앰비언트 사운드가 다른 세계에 도착을 암시하며
이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그 뒤 우주영화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우주선 나레이션이 평소 현실 세계가 아닌 다른 세상에 왔음을 알려준다. 
앨범 소개란엔 탯줄을 뜻하는 제목과 앞으로의 XG세계관의 시작을 알리는 트랙이라 나오는데, 설명 그대로의 느낌과 앨범 첫 트랙의 역할에 충실한 트랙이다.   


2. X-GENE

Verse 에서 시작되는  Drill 비트와 주린의 래핑 조합은 곡을 집중하게 만든다.
짧은 소절의 랩을 보여주지만 주린의 탁월한 리듬감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또한 Drill 이란 장르를 이용한 것에 의외성을 느낄 수 있었다.
Drill 장르를 선보이는 보이그룹은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걸그룹에서는 굉장히 보기 드물었다.
보기 드문 이유는 이 장르는 대중적인 팝 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장르는 힙합 정신의 강렬한 가사와 귀에 때려박는 랩핑이 기본값이다.
그렇기에 걸그룹들이 하는 음악의 정서와는 잘 맞지 않아 볼 수 없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곡을 통해 찰떡같이 소화하는 주린 외의 XG 멤버들의 랩핑을 보고 
더 이상 Drill이 보이그룹만이 하는 장르라는 선입견을 깰 수 있었다.

 

 

출처 XG - GRL GVNG MV

 


3. GRL GVNG

처음 제목을 보고 이건 또 어떻게 읽는 글자인가 궁금했다.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보니 GIRL GANG 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임을 알 수 있었다.
이곡은 이 앨범에 수록곡으로 나오기 전 MV와 같이 선공개 된 곡이다.
곡이 공개 된 후 '빌보드 핫 트렌딩 송즈 파워드 바이 트위터(Billboard Hot Trending Songs Powered By Twitter)’
차트에 1위를 하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한다. 
 이 곡의 MV와 가사 해석을 보고  해외 대중들은 굉장히 직설적인 표현을 선호하는 걸 알 수 있었다.
 가사가 굉장히 마라맛의 워딩을 보여준다. 또한 야망과 포부를 드러내며 걸스파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걸스파워에 대한 주제를 가진 컨셉은 많았지만, 음악과 전체적인 프로덕션에서 젠더리스한 컨셉을  선보이는 방식은 그 어떤 그룹보다 직관적이다.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쉽게 느낄 수 있다.   

 

 

 

4. TGIF

제목은 Thank God I'm Fly’의 약자이며 우리는 모두 특별한 존재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사랑하자’ 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곡은 Deep house 사운드를 나타내는데  패션쇼장에서도 잘 어울릴만한 무드이다. 
또한 미니멀하고 깔끔한 편곡임에도  앞 트랙들과는 상반되게 댄스를 유발 하는 목적으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MV는 굉장히 독특한 형태의 의상 착장이 번갈아 나온다. 
이런 다양한 컨셉의 착장과 Thank God I'm Fly를 외치는 XG를 통해 어떤 형태여도 자신을 사랑하자 라는 주제를 직관적이고 위트있게 내보였다.
 뻔한 주제여도 이를 어떻게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연출하는 지가 굉장히 중요함을 다시한번 알게 해준다. 


5. NEW DANCE

- XG는 컨셉이나 음악스타일이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임을 앞 트랙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트랙만큼은 대중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Pop적인 요소가 제일 잘 드러나는 곡이다. 
락 사운드와 funk 비트의 조합은 사람들도 흔히 즐겨 듣는 편곡 스타일 중 하나이다. 
게다가 반복되는 쉬움 후렴구와 거의 변화가 없는  편곡은 파트마다 변화하는 k-pop의 분위기와는 다소 멀어 보인다. 
그렇기에 친구에게 XG의 음악을 추천한다면 이 곡을 통해 XG의 매력에 스며들게 하는 것도 좋은 방식일 듯 하다.  

 

 

 

6. PUPPET SHOW (Title) 

뉴진스(NEWJEANS) 가 하는 장르로 유명한 Jersyclub과 몽환적이며 ,Saw한 Synth 사운드의 조화를 볼 수 있는 곡이다. 
그러나 뉴진스와는 다소 다른 느낌을 준다. Jersy Club은 반복적인 Kick, Bass 리듬이 특징인 장르이다. 
뉴진스의 'Ditto'는 가벼운 Kick, Bass 소스를 활용했기 때문에, Jersy 리듬을 중심으로 나타내기보단 하이햇으로 비트감을 조성한다. 
반면에 이 곡은 묵직하고 둔탁한 소스로 만든 Kick, Bass가 편곡의 특징이 된다.
이 때문에 같은 Jersy Club 장르를 사용했지만 타 아티스트가 생각나지 않고 XG만의 색깔을 느낄 수 있다.

탑라인 역시 이들의 신선하고 청량한 보이스 컬러가 돋보인다. Verse와 후렴부분의 박자가 half time 으로 오가는데 
파트별로 멤버들의 음역대에서 가장 예쁘게 나오는 목소리 부분만 채취한 느낌이다. 이런 부분에서 프로듀서의 역량이 느껴지기도 한다.
 
타이틀 곡이 맨 뒤에 있는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NEW DNA'라는 앨범명에 걸맞게 XG만의 색깔이 서서히 완성되는 과정을 나타낸 듯 하다.
MV역시 다른 세계로 가는 XG를 암시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우주의 배경을 보여주지 않는다.
북극같기도 하면서 가디언즈갤럭시에서나 볼 법한 우리가 여태 상상해본적도 없는 제3세계인 배경을 보여준다.
그래서 왜 앨범 제목이 'NEW DNA'인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제목이나 가사 부분에서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가사는 여성에 대한 한계를 부시고 내 인생의 주체성을 가지고 꿈을 무한대로 펼치라는 뜻을 Puppet (줄달린 인형 놀이)에 비유하였다.
요즘 걸그룹들의 자주 보여주는 메시지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 어느 곡에서도 들어 볼 수 없는 참신한 소재에 빗대어 메시지를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 노래를 처음 듣게 된건 비트와 탑라인이었지만 가사까지 알 수록 정말 잘 만들어진 곡임을 알 수 있었다.



 


총평

XG의 이 앨범은 개인적으로 바라는 걸그룹의 이상향을 보여줬다.
항상 NCT처럼 NEO 하면서 할 말 다 하고 색깔 강한 컨셉을 하는 걸 그룹을 보는 걸 꿈꿔왔었다. 
이 앨범은 이런 나의 소망을 충족시켜 줬다. 
많은 걸그룹들이 여성의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정작 비주얼은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왔다.  
나는 이러한 점이 항상 매우 아쉬웠다. 그래서 항상 보이그룹의 퍼포먼스를 커버한 걸그룹들의 영상을 볼 때마다 커버가 아닌 본래의 활동에도 반영하길 희망해왔다. 하지만 걸그룹들이 나의 이상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해가 되었기에, 마음속에서만 바랬던 희망이었는데 XG를 보며 갈증을 해소한 기분이다.

XG는 전원이 일본인 멤버이지만 활동은 한국과 해외 활동을 위주로 하는 그룹이라고 한다.  
투자의 바탕은 에이벡스지만, 모든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들은 한국인이라고 해서 이들의 정체성에 관해 
논란과 말이 많다. 그러나 XG 본인들이 추구하는 건 K-POP도 J-POP도 아닌 X-POP이라 주장한다.
이 앨범을 통해 앞서 말한 주장에 설득력을 높였다고 본다. X는 규정하고 알 수 없는 값의 미지수를 지칭하기에
이 앨범을 통해 충분히 설득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난 이들의 국적과 정체성을 K-POP으로 봐야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그냥 지금처럼 젠더리스와 여성연대에 관한 이야기, 미지의 값인 'X값'을 유지하며 활동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