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OH MY GIRL)
오마이걸(OH MY GIRL)은 2024년 4월, 아홉 번째 미니 앨범 『Dreamy Resonance』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들만의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세계관을 견고히 다지며, 깊은 감정의 울림을 전했다.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 ‘소녀’에서 ‘여성’으로, 그리고 그 중간 어딘가에 놓인 감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서사를 펼쳐내며, 그간의 성장과 변화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단순한 이미지의 전환이 아닌, 정서적·음악적 성숙을 통해 ‘오마이걸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정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Dreamy Resonance』는 제목 그대로 꿈결처럼 은은하게 퍼지는 감정의 잔향을 중심에 두고, 멤버들의 목소리와 그 안에 담긴 시간의 흐름을 조화롭게 엮어낸 앨범이다. 여전히 부드럽고 투명하지만, 그 안에 감춰진 깊은 결은 확실히 짙어졌다. 변화보다는 진화를 택한 오마이걸의 선택은, 빠르게 변하는 K-POP 시장 속에서도 오롯이 자신들만의 색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이들의 서정성과 메시지, 그리고 음악적 완성도가 하나로 어우러진 이번 앨범은, ‘청순’이라는 키워드를 넘어선 감정의 스펙트럼을 지닌 팀으로서의 면모를 다시금 증명한다. 결국 듣는 이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마음속에 잔잔히 남는 여운을 느끼게 되며, 이들이 그려갈 앞으로 10년에 대한 기대 역시 자연스럽게 품게 된다. 오마이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Track Review
1. Classified (**Title)
'Only 오마이걸'
편곡에서 사용된 저지클럽 비트와 오케스트라의 조합은 매우 신선했다.
이 두 조합이 흔히 들어볼 수 있는 편곡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편곡 아이디어가 매우 돋보였다.
또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또는 저지클럽의 비트만 계속 나온다면 루즈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편곡 트랜지션이 적재적소로 바뀌어서 듣는 입장에선 아쉽거나 지루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
더하여 트렌디한 장르를 이용하면서도 기존 오마이걸만의 색깔을 나타냈다.
신선함을 원하는 대중들. 그리고 기존 오마이걸 팬덤이 원하는 방향 두 모습 다 충족시켰다.
또한 이런 동화 같은 감성을 표현하는 그룹은 극히 드물다.
데뷔 후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이 곡을 통해 오마이걸만의 아이덴티티가 데뷔 초와같이 굳건함을 유지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컨셉은 타 그룹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변별력을 더해준다.
현재 아주 많은 그룹이 활동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그룹마다의 어느 정도 음악 스타일이
겹치는 현상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곡은 오마이걸 외에는 이 곡을 잘 소화할 만한 타 그룹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이 그룹만의 표현할 수 있는 색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나타냈다.
2. Start Up
'여름 음악 맛집'
역동적인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Nu Disco 음악이다.
오마이걸이 여름 음악 맛집으로 유명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만약 앨범 발매일이 한 6~7월 여름이었다면 이 곡을 타이틀 곡으로 나왔어도 좋을 듯하다.
그만큼 휴가철 드라이브가면서 분위기를 띄우며 적절히 신나는 텐션을 주는 곡이다.
오마이걸은 보컬들이 전체적으로 청량하고 맑은 음색을 갖췄다 .
그렇기에 이와 같은 청량감을 주는 음악에 아티스트들이 큰 강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La La La La (미미, 승희)
'의외성의 연속'
평소 파워풀한 고음을 담당하는 승희와 이 그룹의 랩을 담당하는
미미, 승희 두사람의 유닛 곡이다.
이 트랙은 PinkPantheress가 유행시킨 D & B 장르로
리듬이 특징적인 편곡이다.
그렇다 보니 대체로 D&B 장르에선 보컬과 랩 부분에선 굉장히 힘을 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힘을 뺀 보컬 스타일은 두 아티스트가 평소 보여준 모습은 아니다.
그럼에도 약간의 맥 없는 보컬 스타일도 두 아티스트가 굉장히 잘 소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래퍼가 아닌 보컬로서의 미미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승희의 음색과 가창력은 오마이걸 메보로서 익히 유명하다.
그렇지만 미미의 보컬은예상 못 한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미미의 음색은 요즘 대중들에게 어필될 만한 자기만의 개성이 느껴지는 힙한 느낌이다.
이 곡을 통해 미미는 랩 외에도 보컬로서도 소화가 가능한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넓은 아티스트임을 나타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매력적이라 느껴지는 음색이기에 랩 외에도 보컬로서의 역량도 앞으로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싶다.
4 Sway (YOU & I) (유빈, 아린)
'듀엣의 이유'
현악기와 플럭사운드를 사용한 R&B 곡으로, 타이틀 곡의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유기성을 띠는 트랙이다.
현악기와 보컬의 하모니가 튀는 부분 없이 굉장히 조화롭다.
특히 아린의 가성과 힘 있는 유빈의 목소리가 서로 각자만의 장점을 보여주면서도 두 목소리가
보완되는 시너지를 느낄 수 있다.
완전체 트랙에서는 여러 멤버들의 파트가 나뉘어 있다 보니 이 둘의 보컬을 길게 들을 수 없었는데,
유닛 트랙을 통해 이 둘의 보컬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이 곡의 큰 장점이다.
5 Love Me Like You Do (효정, 유아)
'모던함과 레트로 그 어딘가'
셔플리듬을 활용해 블루스 분위기인 미디엄다운 템포 R&B 곡이다.
보통 이런 블루지한 분위기는 어쿠스틱 악기 소스를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굉장히 빈티지한 감성을 줄 수 있지만,
이 곡은 EDM 음악에서도 사용하는 악기 소스도 적절하게 섞어 '빈티지 + 현대적'인 분위기가 반반 섞여 있다.
이와 같은 편곡 스타일은 역시 타이틀 곡과 더불어 편곡자들의 아이디어가 매우 돋보인다.
보컬적인 부분을 얘기하자면 탑 라인이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곡이다.
그래서 발성 즉 보컬적인 역량이 특히 중요하다.
해당 곡을 편하게 노래하는 효정과 유아를 통해 오마이걸은 실력이 정말 탄탄한 그룹임을 유닛 트랙들을 통해서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6 Heavenly
'Classified의 끝'
오마이걸만의 시그니처 키워드인 긍정적이고 희망찬 분위기의 음악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타이틀 곡 외의 최애 트랙이다.
이 트랙이 특히나 좋은 이유는 후킹한 후렴구의 탑 라인.
그리고 가사와 탑 라인의 조화가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나 싶다.
사람으로 치면 자신의 체형을 이해해서 체형에 맞게 패셔너블하게 스타일링을 연출한 느낌이다.
더하여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은 곡임에도 아티스트들의 감정표현 전달력이 굉장히 좋다.
이 덕분에 이 음악을 들을때들을 때만큼은 정말 가사처럼 행복한 감정이 전달되는 기분이다.
총평
'개연성의 중요성 '
‘개연성의 중요성’이라는 측면에서 오마이걸의 아홉 번째 미니 앨범 『Dreamy Resonance』는 그 진가를 확실히 드러낸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 이전 앨범의 수록곡이었던 '나의 인형'에 대한 일종의 답가 형식으로 기획되었다는 설명을 접했을 때, 곡의 가사와 음악적 무드가 훨씬 선명하게 이해되었다. 단순히 곡 하나하나의 완성도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반영한 내러티브를 앨범 전반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상당한 고민과 설계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점에서 오마이걸의 A&R 및 기획력에 진심으로 감탄하게 되었다. 데뷔 7년 차를 넘긴, 흔히 말하는 ‘마의 7년’을 지난 팀에게는 새로운 방향성과 변화가 늘 숙제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오마이걸은 이미 ‘청순’, ‘몽환’이라는 고유한 이미지로 대중의 인식 속에 깊이 자리잡은 팀이다. 이러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식상하지 않게, 그리고 동시대의 수많은 아티스트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하며 앨범을 풀어낸 점은 탁월한 기획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소녀에서 여성으로’, 그 중간 어디쯤에 존재하는 감정의 결을 표현했다는 점은 오마이걸만의 성장 서사를 이어가면서도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정서로 확장되었기에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이처럼 초창기 컨셉을 무리 없이 확장시키고, 트렌드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음악적으로도 한층 더 짙어진 감정을 표현해낸 오마이걸의 모습은, A&R 지망생으로서 매우 인상 깊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앨범이 쏟아지는 지금, 그 안에서 진정한 ‘울림’을 남기기 위해서는 결국 아티스트만의 색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고, 그것을 서사로서 엮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기획의 치밀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Dreamy Resonance』는 단순한 컴백이 아닌, 오마이걸이라는 팀의 철학과 감정을 섬세하게 이어주는 진화의 장면이며, A&R로서 어떤 앨범이 설득력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해준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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